15일 목요일. 대전출장이 있는 날이여서 장농에서 십년묵은 정장을 꾸역꾸역 꺼내입고 출근한 날.
금~토로 예정되어 있던 설악산 워크샵에 나랑 지영, 재현씨가 참석을 못하는 관계로
갑자기 출장이 취소되었다며 ...(정말 취소되었던걸까?)
지금 당장 워크샵을 떠나자는 사장님...
그리고 10분뒤 힐에 치마에 정장에 양복등등의 차림으로 주차장에 서있는 우리들...
그렇게 우리는 설악산으로 출발했다...
(끌려갔다...)
우리 지영이 갈아입을 빤쭈도 없으면서 많이 신났구나.
아직 멀쩡한 나랑 지영이.
선미랑 효정언니.
설악산에서 난데없이 바닷가재?를 먹고.
회를 바리바리 사든채로.
동네 시장으로 직행.
힐에 치마에 정장에 양복차림으로 산을 탈 수는 없는고로
시장에서 어렵게 어렵게 파자마와 단체복으로 구입하고.
돈주고 입으래도 입지 못할 티셔츠와 실내화도 마트에서 구입.
난 엣지 있는 서울여자.서울여자는 똑같은 옷은 한번 이상 입지 않지.
심지어 빤쭈와 양말까지 구입.
이거 점점 완벽해지는걸?
대략 이런 차림이 되었음.
숙소에 들어와서 한잔 두잔 들이키며
우리의 서울사람 정체성은 안드로메다로.
사장님의 저 엣지있는 발가락은 콘도 안에 모든 아줌마들을 3분안에 꼬실 기세.
술과 밤은 우리를 광기에 물들게 하고
심지어는 미치게도 만들었음.
단정하고 귀여우면서도 연분홍의 여성스런 매력이 살아 숨쉬는 단체실내화.
이건 가난한 시골사람 컨셉인가
바람결에 드러난 완벽한 나의 몸매...
언벌리버블~!!!!!!!!
이 꼬라지를 한채로 아라비안나이트를 가자고 강력히 주장하시는 사장님.
그것만은...제발 그것만은 안된다며 말리는 대욱이.
자포자기한 사람들.
결국 정줄놓고 봉을타는 대욱이.
차라리 한마리의 거지가 되겠다던 윤국.
그렇게 무시무시한 밤이 지나가고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설악산 등산.
설악산으로 아침산보가는 지영이.
효정언니, 현정언니.
사장님.
하룻밤 사이 난 이 우주의 삼라만상에 대하여 득도하였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가.
칠천원짜리 파자마는 왜이렇게 내 다리에 들러붙는가.
한낱 보잘것 없는 파자마 따위 피존으로 빨면 그만인 것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명에서 파크골프를 ...
난 솔직히 이거 잼있는지 모르겠던데
상금이 걸려있는지라 열심히 하긴 했지만 또 졌음.
역시 인생이란...
골프치고 볼링치고 바베큐까지 먹은뒤 어둑어둑해져서야 드디어 서울로 상경.
난 설악산에서 회사까지. 회사에서 집까지.
저 파자마와 티셔츠와 실내화를 신고 있었음.
마지막 때샷.
끝.